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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창립자의 비전과 발전 - 2025년 레포트

Know Your Impact 2025. 3. 8. 13:23

01. 창립자의 비전과 동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2001 9 11일 테러 공격 이후 피터 틸(Peter Thiel)에 의해 대담한 비전과 함께 구상되었다.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립자인 틸은 페이팔의 사기 탐지 시스템과 유사한 소프트웨어가 테러리즘을 방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동시에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팔란티어를 "임무 중심 기업(mission-oriented company)"으로 구상하며 "테러를 줄이면서도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국가 안보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틸의 이러한 비전은 그가 기술을 활용해 보안 위협을 해결하는 동시에 감시 국가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자유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회사명을 J.R.R. 톨킨(J.R.R. Tolkien)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에 등장하는 마법의 "팔란티어(Palantir)"에서 따왔다. 팔란티어는 먼 곳의 진실을 볼 수 있는 마법석으로, 창립자들이 데이터를 통해 숨겨진 패턴을 발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공동 창립자인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스탠퍼드 로스쿨에서 틸과 동문이었으며, CEO로 영입되어 이러한 임무 중심의 기업 정신을 공유했다. 철학 박사 학위를 가진 카프는 팔란티어의 비전에 이상주의적 차원을 더했다. 그는 팔란티어의 작업을 종종 "숨겨진 것들을 찾는 일(finding of hidden things)"로 묘사하며,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의심스러운 행동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틸과 카프는 9/11 이후 테러 공격을 방지해야 한다는 긴급성을 공유했지만, 동시에 서구 민주주의적 가치를 보호하는 것에도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카프는 팔란티어의 궁극적인 목표를 "서구를 지원하는 것"이라 강조했으며, 톨킨의 "샤이어를 구하는 일(saving the Shire)"에 비유하며 서구 사회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설명했다. 이러한 친()서구적, 민주주의적 가치관은 팔란티어의 전략과 프로젝트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원칙이 되었다.


02. 창립과 설립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2003 5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공식적으로 법인화되었다. 창립 팀은 다음의 다섯 명의 핵심 인물로 구성되었다.

 

팔란티어 창립자, 피터 틸 (Peter Thiel)

 

  • 피터 틸(Peter Thiel)
    페이팔 공동 창립자로 잘 알려진 기술 기업가로, 팔란티어의 초기 개념을 제시하고 주요 자금을 제공했으며 현재 팔란티어의 회장을 맡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으며, 부친은 화학공학자였다. 출생 직후 미국 클리블랜드로 건너갔으며, 부친를 따라서 나미비아에서 유년기을 보낸 뒤 10대가 되면서 가정이 캘리포니아로 터를 잡았다. 실리콘밸리 한복판인 포스터 시티에서 10대를 보낸 탓에, 학교에서는 항상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탓에 당시에 자유를 갈망하며, 자유주의와 반공주의 사상에 빠진 것과 더불어 반지의 제왕을 비롯한 판타지 및 공상과학 소설로 고단했던 나날을 견뎠다고 한다.

    1989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학위를 수여받은 뒤, 1992년에 로스쿨을 졸업했다. 르네 지라르와 레오 스트라우스 등의 지식인을 공부했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남부로 건너가 연방항소법원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뉴욕에서 설리번&크롬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정확히 입사 후 7개월 하고도 3일이 지난 시점에서 퇴사했다.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라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면서, 미국 교육부 비서실의 대변인으로도 활동했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1996년에 서부로 다시 돌아왔다.

    서부에 돌아온 뒤로는 인터넷과 PC의 가능성을 보고, 본인의 이름을 딴 틸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설립한 이후 루크 노섹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비록 노섹의 사업은 실패했으나, 그의 친구였던 맥스 레브친을 만나게 된 이후 삼인방은 필드링크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한다. 피봇 과정을 거치며 아이디어는 온라인 결제로 구체화되었고, 1998년 사명을 컨피니티로 바꾼 뒤 1999년에 출시한 서비스가 바로 페이팔이다. 미국 달러를 대체할 인터넷 화폐를 만들려는 목표를 세운 뒤 처음 선보인 제품은 PDA 결제 서비스였다. 하지만 PDA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이메일 기반 에스크로 서비스로 피봇했다.

    2000년 3월에는 겨우 네 블록 떨어진 거리의 사무실에서 비슷한 제품으로 출혈 경쟁 중이던 일론 머스크의 X.com과 전략적인 합병을 하여, 사명을 페이팔로 변경했다. 대신 경영권은 머스크가 가져갔다. 하지만 합병 이후에도 개발 방식, 보안, 결제 수수료 등의 문제로 인해 내부는 와해되었고, 팀원들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은 틸은 2대 CEO로 임명되었다. 2대 CEO로서 2002년에 페이팔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데 이어, 이베이에 기업을 15억 달러라는 거금으로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지분 3.7%를 쥐고 있던 틸도 5,500만 달러를 확보하며 백만장자가 되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틸은 실리콘밸리 연쇄 거물 창업 집단인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거듭나며 2000년대 업계를 주도하게 된다.

  • 알렉스 카프(Alex Karp)
    틸과 스탠퍼드 로스쿨 동문이며 철학 박사 학위를 보유한 인물로, 2004년 CEO로 영입되어 비전과 학문적 관점을 더했다.

  • 네이선 게팅스(Nathan Gettings)
    초기 페이팔 엔지니어로, 2004년 틸의 지원을 받아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 조 론스데일(Joe Lonsdale)
    당시 스탠퍼드 대학생으로, 팔란티어 공동 창립에 참여하며 초기 개발에 기여했다.

  • 스티븐 코헨(Stephen Cohen)
    또 다른 스탠퍼드 출신 엔지니어로 공동 창립자로 참여하여 팔란티어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팔란티어는 2003년 실리콘밸리 기술을 국가 안보 및 정보 분석 문제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설립 초기부터 큰 난관에 부딪혔다. 당시 창립자들은 전통적인 벤처 캐피털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반응에 직면했다.

정부와 기업을 위한 고가의 데이터 마이닝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는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던 소비자 인터넷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렉스 카프에 따르면, 많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팔란티어에 대한 투자를 거절했으며,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는 회의 내내 낙서를 하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의 한 임원은 팔란티어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결국, 피터 틸이 자신의 벤처 캐피털 펀드인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를 통해 약 3천만 달러를 직접 투자하며 회사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벤처 캐피털 부서인 인큐텔(In-Q-Tel)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자금 출처는 팔란티어가 창립 초기부터 미국 정보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큐텔의 지원 덕분에 팔란티어는 여러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할 기회를 얻었으며, 팔란티어 엔지니어들은 정보 분석가들과 직접 협력하여 소프트웨어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2005~2006년 무렵, 팔란티어는 팔로알토 도심에 본사를 설립하고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핵심 플랫폼을 조용히 개발해 나갔다.

 


03. 초기 목표와 운영 (2003~2009)

팔란티어의 초기 목표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국 정보기관과 법 집행 기관이 "점들을 연결(connect the dots)"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9/11과 같은 테러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팔란티어는 용의자, 자금 흐름, 통신 기록, 사건 간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기관을 지원하는 강력한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팔란티어는 첨단 소프트웨어와 인간 정보(Human Intelligence)를 결합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회사는 단순한 자동화 알고리즘(심지어 인공지능 기술조차도)이 적응력이 뛰어난 테러리스트 같은 적들을 완전히 감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신, 팔란티어는 지능 증강(Intelligence Augmentation) 개념을 개척했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인간 분석가가 대규모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핵심적인 패턴 인식과 의사 결정은 인간이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철학은 틸이 강조했던 기술과 자유의 균형이라는 창립 비전과도 일치했다. 팔란티어는 AI 기반 감시 기술을 무제한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가가 감독과 재량권을 가지고 도구를 운용하도록 설계했다.

 

팔란티어의 비즈니스 모델

 

팔란티어의 초기 플랫폼(후에 팔란티어 고담(Palantir Gotham)으로 알려짐)은 먼저 정부 기관에서 테스트되었다. 인큐텔(In-Q-Tel)을 통해 CIA, FBI 등 여러 기관의 분석가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3년 동안 소프트웨어를 정밀하게 조정했다. 팔란티어의 가장 큰 초점 중 하나는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팔란티어가 등장하기 전, 미국 내 여러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는 대부분 서로 분리되어 있어, 조사관들은 각각의 데이터베이스를 개별적으로 검색해야 했다.

 

그러나 2008~2009년까지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한 번에 통합하고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기술 덕분에 미국 첩보 기관들은 처음으로 서로 다른 정보 저장소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 분석가는 금융 거래 기록, 통신 로그, 여행 데이터를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연결하여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9/11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종합적 통찰을 제공했다.

 

팔란티어의 초기 성공 사례는 대테러(counterterrorism), 정보 분석(intelligence), 금융 사기(financial fraud)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초기 주요 성과 중 하나는 2009년 미국 경기부양법(Stimulus Act) 기금의 부정 사용을 조사하는 복구책임투명위원회(Recovery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Board, RATB)에서 팔란티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금융 사기를 적발한 것이었다.

 

2010 6, 조 바이든(Joe Biden) 당시 미국 부통령은 팔란티어의 기술이 경기부양 기금의 부정 사용을 적발하는 데 기여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이 플랫폼이 메디케어(Medicare) 및 메디케이드(Medicaid) 같은 기관에도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팔란티어의 효율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순간으로, 신생 스타트업의 기술이 백악관에서 직접 언급되며 납세자의 돈을 절약하는 도구로 찬사를 받은 사건이었다.

 

같은 시기, 팔란티어는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와 협력하여 금융 서비스 산업에 데이터 플랫폼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팔란티어의 금융 분석 소프트웨어를 QA 스튜디오(QA Studio)로 리브랜딩하였으며, 이후 팔란티어 메트로폴리스(Palantir Metropolis)로 발전했다. 이러한 발전은 팔란티어의 초기 목표였던 데이터 속 숨겨진 패턴을 찾아 악의적인 행위를 식별하는 것이 단순히 테러 방지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 사기, 사이버 범죄, 내부자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말까지 팔란티어는 미국 정부 기관을 위한 고급 데이터 마이닝 소프트웨어의 대표적인 공급업체로 자리 잡았으며, 동시에 금융 업계를 비롯한 민간 기업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팔란티어의 인간 분석가 역량 증강을 통한 국가 안보 및 법 집행 지원이라는 창립 목표는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시작했다.


04. 확장과 변화하는 미션 (2010년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팔란티어는 급속한 성장을 경험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회사는 초기부터 구축해 온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며 다양한 기관과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까지 팔란티어의 미국 연방 정부 고객 목록에는 CIA, NSA, FBI,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 미군 각 부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요 도시 경찰청 등 최소 12개 이상의 기관이 포함되었다. 사실상 팔란티어는 정보 커뮤니티에서 데이터 분석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9/11 이후 오랫동안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정보 공유 시스템을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

 

2015 TechCrunch "이전까지 CIA FBI가 사용하던 대부분의 데이터베이스는 서로 단절되어 있었다 이제 팔란티어를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데이터 통합은 틸과 카프가 목표로 삼았던 핵심 비전이 실질적으로 구현된 사례로 평가되었다.

 

팔란티어의 계약과 명성이 확대됨에 따라, 회사의 인력과 자금 조달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2010년대 동안 팔란티어는 여러 차례의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이는 틸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뿐만 아니라 다른 벤처 캐피털 및 사모펀드 투자자로부터도 이루어졌다. 2014년 팔란티어의 기업 가치는 90억 달러에 도달하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술 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듬해에는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2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는 오랫동안 비공개 기업으로 남기로 결정했다. 알렉스 카프는 2013 "우리 같은 회사를 상장하는 것은 운영을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다"라고 밝히며, 공개 시장의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투명성과 수익 압박이 정부 중심의 비공개 운영 방식과 충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IPO(기업 공개)를 피한 것은 팔란티어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정보 기관 및 군과의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우선시하는 미션 중심 회사(mission-first company)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0년대 중반, 팔란티어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적용 범위를 더욱 확장했다. 2016년경, 팔란티어 파운드리(Palantir Foundry)라는 상업용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출시하며, 의료, 제조,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팔란티어 고담(Gotham)이 여전히 군과 정보기관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면, 파운드리(Foundry)는 기업과 공공 기관이 자체 데이터를 통합 및 분석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은행이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재난 대응 기관이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데 활용되었다.

 

또한 팔란티어는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몇몇 소규모 기술 회사를 인수했다. 예를 들어, 2016 Kimono Labs(웹 데이터 수집 기술 기업) Silk(데이터 시각화 회사)를 인수하여 자사의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기능을 강화했다. 팔란티어의 영향력은 여러 글로벌 사건에서 두드러졌다. 일부 출처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을 추적하는 작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분석 기술이 고위험 대테러 작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팔란티어 자체는 이러한 민감한 군사 작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며 보안 유지 원칙을 고수했다.)

 

2010년대 후반까지 팔란티어는 미군 특수부대가 전투 지역에서 팔란티어를 사용하는 것부터 경찰이 범죄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는 것, 정보 기관이 비밀 조직을 추적하는 데 활용하는 것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 제공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확장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청과 이민당국(ICE)이 팔란티어의 도구를 도입하면서, 프라이버시 단체들과 인권 단체들이 대규모 데이터 분석이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팔란티어는 종종 "그림자 속에서 운영되는 회사" 또는 "비밀스러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일부 비판가들은 정부가 팔란티어의 기술을 남용하여 감시 국가 체계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팔란티어의 경영진은 자신들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 자유 사회를 보호하는 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동 창립자인 피터 틸은 팔란티어가 더욱 믿을 수 있고 덜 부패한 정부(allied and less corrupt governments)와만 협력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와의 비즈니스를 피했다. 또한, 카프는 서방 군대 및 정부 기관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논란을 감수하더라도 서방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것이 팔란티어의 핵심 사명임을 강조했다.


05. 최근 발전과 현재의 초점 (2020년대)

오랜 기간 비밀스러운 운영을 유지해 온 팔란티어는 2020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직접 상장(direct listing) 방식으로 기업 공개(IPO)를 단행하며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20 9, PLTR이라는 티커(symbol)로 상장된 팔란티어는 보다 투명한 기업이 되었으며, 재무 상태와 운영 방식이 더욱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밀 계약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업 공개 직전, 팔란티어는 실리콘밸리에서 벗어나 본사를 팔로알토에서 콜로라도 덴버(Denver, Colorado)로 이전했다. 이 움직임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기존 기술 기업 문화에서 벗어나 국가 안보 및 방위 산업 계약업체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립하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팔란티어의 군사 작전용 팔란티어 인공지능 플랫폼(AIP)

 

IPO 이후에도 팔란티어의 경영진은 회사의 미션이 변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기업의 투자 설명서와 공식 성명에서 팔란티어는 "현대 전장의 소프트웨어(software for the modern battlefield)"를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명시했으며, 이는 물리적 전쟁뿐만 아니라 팬데믹 대응과 사이버 보안 전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였다.

 

COVID-19 팬데믹과 새로운 글로벌 과제 대응

2020년대 들어 팔란티어는 기존 대테러 분석을 넘어 공공 보건 분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COVID-19 팬데믹 동안, 팔란티어는 팔란티어 파운드리(Palantir Foundry) 플랫폼을 제공하여 여러 정부가 위기를 관리하도록 지원했다.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는 미국,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의료 데이터를 통합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추적하는 데 활용되었으며, 백신 배포를 조율하는 데도 기여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협력하여 타이베리우스(Tiberius) 시스템을 구축, 효과적인 백신 배포를 지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팔란티어의 운영이 대테러 및 정보 분석에서 공공 보건 데이터 분석으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하며, 여전히 대규모 글로벌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및 방위 산업으로의 전환

팔란티어는 2020년대에 들어 인공지능(AI) 및 방위 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23년, 팔란티어는 "팔란티어 아폴로(Palantir Apollo)" 플랫폼을 출시하여 비밀 네트워크 및 엣지 디바이스에서 소프트웨어 배포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했다. 또한, "인공지능 플랫폼(AIP)"을 발표하여 군사 및 산업 AI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팔란티어가 차세대 기술 전장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음을 반영한다.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는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서방 국가들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독재 정권에 의해 압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 남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AI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기술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방 동맹국 중심의 전략과 윤리적 입장

팔란티어는 창립 이래 미국 및 서방 동맹국의 국가 안보 이익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회사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서방에 적대적인 국가와 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시장 기회를 포기하는 대신 명확한 윤리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알렉스 카프는 팔란티어가 "항상 친(親)서방적 입장을 유지하며, 서방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는 실질적으로 북미와 유럽의 군사 및 정보기관을 지원하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작전에 기여하며,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돕는 등의 행보로 이어졌다. 카프는 이에 대해 "나는 팔란티어가 미국 특수부대와 협력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것에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서방 동맹국과의 협력 의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이는 창립 초기부터 유지해온 "민주주의 수호 및 대테러 지원"이라는 팔란티어의 원칙이 더욱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프라이버시 논란과 지속적인 성장

팔란티어는 기술력과 영향력이 커질수록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도 휘말렸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분석 도구는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자 추적 및 경찰의 범죄 예측 분석(predicitve policing) 등에 사용되며 논란을 빚었다. 2020년,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은 팔란티어가 ICE와 협력하면서 인권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팔란티어가 처음부터 목표로 했던 "안보와 자유의 균형"이라는 딜레마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그러나 팔란티어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팔란티어의 기술은 정부가 공격이나 재난을 예방하여 공공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며, 개인정보 보호 및 접근 통제를 강화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팔란티어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202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회사 역사상 최초로 흑자(순이익)를 기록했다. 이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06. 결론

지난 20년 동안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CIA의 자금을 지원받은 틈새 스타트업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피터 틸(Peter Thiel)과 알렉스 카프(Alex Karp)가 설정한 창립 비전을 대체로 유지해왔다.

 

팔란티어의 창립자들은 빅데이터(Big Data)를 국가 안보에 활용하고, 서구 자유 민주주의를 강화하며, 감시 국가(Orwellian Surveillance State)를 만들지 않고도 이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동기와 목표는 팔란티어의 전략과 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왔다.

 

2003, 몇몇 이상주의자들과 엔지니어들의 협력으로 시작된 팔란티어는 초기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시선과 비밀스러운 정부 협력 프로젝트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그 가치를 입증해 나갔다. 초기 미션이었던 대테러(counterterrorism) 지원에서 시작해, 금융 범죄, 팬데믹 대응, 군사 물류 등 다양한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지만, 핵심 정신(mission-oriented approach)은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현재 팔란티어는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을 혁신하며, 정부 및 민간 고객들과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보안 제공과 창립자가 보호하려 했던 가치 간의 미묘한 균형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팔란티어의 성장 과정은 강력한 창립 비전이 기업의 방향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테러 지원 도구로 시작한 팔란티어는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때로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기술 및 방위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레퍼런스:

Greenberg, Andy & Mac, Ryan. Forbes  How A 'Deviant' Philosopher Built Palantir, A CIA-Funded Data-Mining Juggernaut (2013).

Palantir Technologies  Wikipedia (History, Funding, and Products).

Westberg, Peter. Quartr  Palantir’s Broad Spectrum of Impact (2024).

Swisher, Kara (interview with Alex Karp). assibi.wordpress.com  Alex Karp Has Money and Power. So What Does He Want? (2024).

Biden, Joe (press conference). White House/Recovery Board announcement (2010).

Amnesty International Report on Palantir and ICE (2020).